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그리고 교직원 여러분!
오늘날 우리나라 대학이 처한 상황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심각합니다. 교육계에서는 부실대학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최근에 교육부는 부실대학을 한계대학으로 지정해 집중관리하고, 회생할 가능성이 없는 대학은 폐교, 청산 절차를 체계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대학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말은 벌써 옛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는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위기가 찾아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입시를 보면 중부권 중위권 대학은 물론 일부 수도권대학까지 위기가 닥쳐왔습니다. 전국의 한계대학 관리 대상 대학 9개 대학 중 수도권대학 3개 대학이 포함되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경종의 신호입니다. 이와 같이 대학이 전례 없는 위기상황을 맞은 것은 무엇보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대학의 현실은 어떨까요.
우리대학은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치고는 드물게 매년 입시에서 모집정원을 겨우 채우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학과 구조조정도 여러 번 했고, 유망학과도 신설해 봤지만 재학생 충원율이 전국 대학 하위권에 머무는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입생 충원율 저하는 재학생 충원율 저하로 이어져 대학재정 운영의 악순환을 초래합니다. 또한 교육부의 각종 평가에서 1)신입생 충원율 2)재학생 충원율 이 두 지표는 교육성과지표로서 매우 중요한 지표이기도 합니다.
올해까지는 대학종합평가에 있어서 종교계 대학에 대한 유예기간이 인정되어 일반대 최소기준의 90%만 충족하면 되지만, 내년부터는 일반대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 받게 되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우려를 떨칠 수 없습니다. 교육부 대학재정지원제한 대학 주요 평가지표 6개 중 일반대 최소기준에 미달되는 지표수가 3개 이상이면 신·편입생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이 제한되어 사실상 학생모집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학생모집이 잘 안 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기독교인의 감소와 다른 하나는 우리대학이 일반인에게는 아직도 야간신학교 이미지로 남아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무슬림 나라들과 중국 등 외국학생들의 경우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드론학과 및 반려동물학과처럼 아무리 유망한 일반학과가 있어도 학부모와 학생들이 입학을 꺼려하고, 진학을 지도하는 고3 담임 선생님들조차도 학교 이미지를 거론하며 적극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입니다.
그래서 지난해에 추진하려다 중단된 교명 변경 문제를 다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학과 구조조정에 따른 일반대 전환을 계기로 교명 변경을 함께 추진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교명 변경은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학내 구성원은 물론 동문 등 이해관계자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여 추진할 계획입니다. 교명만 바꾼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법인에서도 대학의 교육환경 개선에 필요한 재원확보, 시설개보수 등을 통하여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교명 변경이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학교를 살리는 길이 될 것인지는 전적으로 여러분의 판단에 달려있습니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총장 김근수
2022. 4. 7.